모로코가 '아랍의 봄' 영향으로 개헌한 뒤 치른 첫 총선에서 온건 이슬람주의 정당인 정의개발당(PJD)이 승리했다.
  11월 27일(현지시간) 발표된 이번 총선 최종 결과에 따르면 정의개발당은 전체 395석 중 107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됐다.
   압바스 엘 파시 총리가 이끄는 중도보수 성향의 독립당은 60석을 얻었고 사회주의진보세력연합(USFP)은 39석, 진보당(PPS)은 18석을 각각 확보했다.

   압델리라 벤키라네 정의개발당 사무총장은 "정의개발당의 승리는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적인 발걸음"이라며 "모로코인에게 희망을 주는 강력한 정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개발당 지지자들은 트럭에 나눠 탄 뒤 수도인 라바트 시내 곳곳을 돌며 당 이름을 연호하고 경적을 울려 총선 승리를 자축했다.

   지난 7월 개정된 헌법에 따르면 국왕 모하메드 6세는 원내 제1당인 정의개발당에서 총리를 지명하며, 정의개발당은 다른 정당을 파트너로 맞아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다른 정당 중 독립당과 중도좌파 사회주의진보세력연합 등도 정의개발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협의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개발당의 이번 총선 승리는 지난달 튀니지 총선에서 온건 이슬람주의 정당인 엔나흐다가 승리한 것에 이어 '아랍의 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입헌 군주제 국가인 모로코에서는 올해 낮은 임금, 열악한 교육 수준, 부패 확산을 비판하는 민주화 시위가 계속됐다.  지난 7월에는 국왕의 권력을 의회와 총리에게 분산하는 내용의 개헌이 국민투표를 거쳐 단행됐다.
   활동가들은 이번 총선 참여 거부를 부르짖었지만 지난번 총선 때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이번 투표에 참여했다.

   '아랍의 봄'은 지난해 12월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일련의 반정부 봉기를 뜻하는 말로 1968년 체코의 개혁 운동인 '프라하의 봄'에서 나왔다.

라바트<모로코> AP·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