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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이는 르완다·프랑스

banaba 2014.04.08 02:33 조회 수 : 3422

ㆍ카가메 대통령 “프랑스 등, 대학살 준비·실행에 절대적 역할”
ㆍ프랑스 “화해절차 부정”유감 표명… 20년 추모행사 불참키로

7일로 제노사이드(인종말살) 발생 20년을 맞는 르완다와 프랑스 사이의 외교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이 프랑스에 제노사이드 책임론을 또다시 제기했기 때문이다.

카가메 대통령은 6일자로 발간된 아프리카 주간 쥔아프리크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와 벨기에가 제노사이드의 정치적인 준비부터 실행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며 “마치 르완다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여기려 하지만, 서방국가들이 자신의 책임을 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카가메는 평화유지 명목으로 들어왔지만 르완다 남부에서 벌어진 학살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있는 프랑스군에도 책임을 물었다. 그는 “프랑스는 제노사이드 당시 생명을 구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프랑스는 유감을 표시하며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7일 열릴 제노사이드 추모행사에 불참할 것을 통보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5일 성명을 발표해 “이번 비난은 두 나라가 수년에 걸쳐 이어온 대화와 화해 절차를 부정한 것”이라며 크리스티안 토비라 법무장관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토비라 장관은 ‘퀴부카(기억) 20’으로 이름붙은 이번 추모행사에 프랑스 대표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다.

제노사이드 때문에 벌어진 르완다와 프랑스의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당시 툿시(투치)족 정부 반군이자 현재 집권당인 르완다애국전선(RPF)은 프랑스가 제노사이드를 일으킨 후투족 정부의 배후에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르완다 정부는 2008년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이 제노사이드 준비를 파악했으며 후투족 민병대의 훈련을 도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파병된 프랑스군은 제노사이드의 확산을 막기는커녕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로 피난온 툿시족과 후투족의 충돌도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1999년 프랑스군 관계자들이 파병에 대해 “르완다애국전선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프랑스는 제노사이드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계속 부인했고, 양국의 외교 갈등은 계속됐다. 2006년 프랑스 법원이 제노사이드의 표면적 계기가 된 쥐베날 하브자리마나 대통령의 비행기 격추 사건 혐의자로 르완다인 9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르완다는 프랑스와 국교를 단절했다. 이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르완다와의 국교 회복에 나섰고, 2010년에는 제노사이드 이후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르완다를 방문했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제노사이드 당시 프랑스가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을 뿐 공식적인 사과는 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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