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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민주콩고… 반군에 이어 정부군도 집단 성폭행 ‘야만의 땅’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날마다 '생존'을 염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석유 매장량이 1억8000만배럴에 달하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00달러 수준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가난한 나라(국제통화기금 기준)다. 15년 내전의 종지부는 찍혔지만 여전히 반군들의 폭력은 계속되고, 민간인을 상대로 한 '집단 성폭행'이 유행처럼 자행되고 있다. 정부는 무능한 데다 부패했고, 국제사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있다. "용감해지고 싶다"고 말하는 민주콩고의 여성 티나 마나제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동부 남키부주의 주도인 부카부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카타나'는 겉보기엔 조용하고 아름다운 시골 마을로 보이지만, 얼마 전 그곳에서 벌어진 반군들의 공격은 참혹했다. 마나제라 역시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이다. 마나제라는 19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날 밤 르완다 반군이 나타났을 때 남편을 포함해서 모두가 달아났지만, 남편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며 "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그짓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여성 8명이 반군들의 은신처가 있는 숲 속으로 끌려가는 것을 지켜봤고, 그곳에서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

마나제라는 "나는 매일 고통 속에 있고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 무엇이라도 하고 싶다"며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전 세계 사람들이 알게 되면 누군가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지역에서는 르완다 반군 르완다해방민주군(FDLR)과 민주콩고 반군인 마이마이가 갈마들며 지역 마을들을 급습해 주민들을 죽이고, 집단 성폭행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 동부지방에서 3개 무장 민병대에 의한 집단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303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에는 정부군도 잇달아 주민들을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5일 유엔은 "지난해 민주콩고 동부에서 1만5000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민주콩고를 '전 세계 집단 성폭행의 중심지'라고 지적했지만 1999년부터 파병된 유엔평화유지군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지역은 유엔군 기지가 인접했던 곳이었다. 정부는 유엔군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예 2011년 말까지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콩고는 1990년대 중반 군벌 사이에서 내전이 발생해 국제분쟁으로 확대됐고, 최대 군벌이던 로랑 카빌라의 집권을 거쳐 2006년 카빌라의 아들인 조제프 카빌라 현 대통령이 집권했다. 15년간 계속된 내전으로 인해 사망자만 540만명을 헤아린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다. 여전히 한 달에 4만5000명씩 죽어나가고 있다. 폭력과 기아와 질병이 만연한 탓이다. 2005년 이후 6~7%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외국의 투자도 크게 늘었으나 가난은 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동부의 상게 마을에서 유조차량이 폭발하면서 주민 235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전복된 유조차에서 새어나오는 기름을 얻으려다 변을 당한 것이다. 민주콩고의 부패 지수는 2008년 180개국 가운데 171위를 기록했다.

민주콩고의 자원 가운데 코발트는 세계 매장량 기준으로 보면 50%가량을 차지하고 다이아몬드는 30%, 휴대전화 재료가 되는 콜탄은 70%다. 반군들은 동부 지역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놓고 정부군과 경쟁하면서 민간인 성폭행을 일종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가족과 이웃들 앞에서 피해자를 강간함으로써 치욕감을 느끼게 하는 심리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17일에는 참다못한 피해 여성들이 직접 거리로 나왔다. 퍼스트레이디인 올리베 렘베 카빌라를 비롯해 수천명의 여성들이 부카부에서 행진을 벌였다. 이들이 들고 나온 구호는 '성적 테러 척결'. 참가자 은네 루쿵후는 "마침내 국제사회가 민주콩고 문제를 보기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범법자들이 반드시 처벌받을 수 있도록 싸울 것이고, 여성들의 명예를 다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경향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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