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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바이러스 에볼라, 기니 국경 넘었다

banaba 2014.04.08 02:57 조회 수 : 3421

세계보건기구(WHO)는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한 에볼라 의심환자가 127명이며, 이 가운데 83명이 사망해 68%의 치사율을 보인다고 1일 공식 확인했다. 기니에서 시작된 에볼라는 이웃국가인 라이베리아까지도 번진 상태다. 치료제 개발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기니는 주변국들의 국경 폐쇄 조치로 사실상 고립상태에 처했다. 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이번에 발생한 에볼라는 전례 없이 급속한 속도로 퍼지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수도를 사수하라

1월 기니 동남부 삼림지대를 중심으로 발생하던 에볼라 환자가 지난달 27일에는 수도 코나크리에서도 확인됐다. 인구 200만명의 코나크리에 에볼라가 상륙하자 기니 보건당국은 배수진을 치며 대처에 나섰다. 상륙 초기 에볼라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 국가마저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BBC 방송은 "코나크리에는 현관에다 소독제를 두고 출입할 때 손을 씻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보건당국이 길거리 음식을 삼가고 손을 깨끗이 씻는 등 생활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코나크리에 사는 퇴직 공무원 모하메드 바리(65)는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도 않고, 나가더라도 사람들과 악수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볼라 사망자를 포함해 모든 이들의 장례식장은 기피장소 1호가 됐다.

보건당국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피, 땀 같은 사람 체액을 통해 전파된다며 당분간 입맞춤은 물론 성관계도 갖지 말 것을 경고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긴 것으로 보이는 동남부 산림지역의 박쥐로 만든 요리 판매도 금지됐다.

보건당국과 MSF는 코나크리를 비롯해 인근 도시인 게케두, 마센타 등 세 지역에 환자 격리 시설을 확대하고 추가 감염 가능 환자도 확인하고 있다. 사코바 케이다 기니 보건장관은 "에볼라 사망자 가운데 최소 3명은 의료진"이라며 "에볼라가 확산되기 전 말라리아로 오진해 별다른 조치 없이 환자들을 돌봤을 만큼 에볼라의 초기 진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치료제 부재 속에 기니는 사실상 고립

기니와 국경을 맞댄 이웃국가들은 국경폐쇄도 불사하며 기니로부터의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기니와 북서쪽 접경국인 세네갈은 지난달 29일 기니와의 육로를 완전 차단했다. 말리와 코트디부아르 등 6개국과 국경을 맞대 접경 교역이 발달한 기니의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에볼라가 처음 발생한 기니 동남부 접경국인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코트디부아르는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기니 접경지역인 포야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생해 사망자까지 나온 라이베리아는 모든 학교에 임시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수도 먼로비아의 대형 쇼핑센터 종사자들은 근무 중 장갑을 끼도록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라이베리아 당국은 3일 포야에서 자동차로 6시간 거리에 있는 동부 내륙도시 타페타에서 기니와 무관한 에볼라 감염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히면서 전방위적 확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염을 우려해 기니와 라이베리아의 이슬람 순례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했다. 한국 외교부도 28일 기니에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마리아노 루글리 MSF의 코나크리 책임자는 "기존보다 지리적으로 훨씬 넓게 에볼라가 퍼지고 있다"며 "지리적 확산 속도를 볼 때 전례가 없을 정도"라고 우려를 표했다.

인체 감염 사례가 처음 보고된 지 40년 가까이 흘렀지만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에볼라 발병 지역이 보건의료체계 접근이 어려운 아프리카 소외지역이 대부분인데다 발병 횟수도 상대적으로 매우 드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큰 개발비가 소요되는 반면 경제성은 없어 제약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에스더 스터크 MSF 열대질병 전문의는 "세균전이나 생물테러 예방 차원에서 치료제 개발 등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가 있긴 하나 에볼라 연구는 현재 제한적"이라며 "발병 사례나 환자 수가 적다는 점이 조사의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 에볼라 바이러스는
박쥐가 바이러스 숙주로 추정… 출혈열 유발
2012년에도 콩고·우간다에서 수십명 사망


1976년 에볼라강을 따라 자리잡고 있는 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인체 감염이 처음 확인됐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동일 바이러스의 여러 변종을 두루 일컫는데, WHO 분류상 에볼라 바이러스는 현재 총 5개(자이르, 수단, 타이 포레스트, 분디부교, 레스턴)의 변종형태가 존재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에 기니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종류가 에볼라 바이러스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유행하고 치사율도 제일 높은 자이르형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에볼라 자이르형은 에볼라 바이러스 가운데 가장 먼저 인체 감염이 보고된 종으로,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내출혈과 외출혈을 초래하는 출혈열을 유발하며 대부분 사망으로 이어지며 현재 어떠한 치료법과 백신도 존재하지 않는다.

중앙아프리카 및 서부아프리카 열대 산림에 서식하는 특정 박쥐 종이 에볼라 바이러스의 원천 감염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박쥐는 체내에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증상을 보이지는 않으며, 이들의 배설물에 접촉하거나 물렸을 때 인체에 전염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 발병은 2012년 늦여름 우간다와 콩고민주공화국 사례로 당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에볼라는 1976년 바이러스가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대략 2,200건의 사례가 보고 됐고 이 중 1,500건은 치명적이었다.


< 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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