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방기에서 기독교 민병대의 학살을 피해 하루새 이슬람 교도 1300명이 대피했다고 AF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도 방기 외곽의 무슬림 밀집지역인 PK-12의 이슬람교도 주민들은 프랑스와 아프리카연합 평화유지군의 호위를 받으며 18대의 트럭에 나눠 타고 비교적 안전한 북부 지역으로 향했다.
이들을 태운 차량이 출발하자마자 수백명의 나머지 주민들이 무슬림들이 떠난 주거지로 침입해 옷가지와 철제 지붕을 약탈해갔다.
PK-12는 무슬림에 적대적인 기독교 지역사회에 둘러싸여 있어 이들로부터 잦은 공격의 대상이 되어왔다.
한 주민은 자녀 12명 가운데 10명이 민병대의 공격으로 숨졌으며 이웃 주민들이 수류탄 공격에 처참히 죽는 장면을 목격해왔다고 말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지난해 3월 이슬람주의 셀레카 반군이 기독교 정권을 축출한 후 과도정부를 구성하면서 이슬람계와 기독교계의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기독교계는 ‘반(反)발라카’ 민병대를 구성해 무고한 무슬림 민간인들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하는 등 유혈충돌이 번지고 무정부 상태의 혼란이 이어져왔다.
최근 남부 지역의 무슬림 주민들이 기독교도들과의 충돌을 피해 북동부로 이주 중인 가운데 앞서 안투아네트 몽테뉴 국민화합부 장관은 무슬림들의 이주가 오히려 양 측 간 평화 회복 노력을 쇠퇴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몽테뉴 장관은 “종교, 민족적 기반을 통째로 옮겨버리면 문화, 사회적 불균형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마뉴엘 슈나이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관계자는 그러나 PK-12의 무슬림들에게는 이주 또는 죽음이라는 두 가지 선택권만 주어졌다고 반박했다.
슈나이더는 “PK-12 주민들의 이주는 인도주의적 원칙에서 바라봤을 때 생명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일어나야만 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