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반인륜범죄 혐의…ICC 사상 첫 여성 피의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로랑 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전(前) 대통령의 부인 시몬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는 시몬느가 지난 2010년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선거 후에 벌어진 양민 학살 등 반(反)인륜범죄에 남편과 함께 개입한 혐의가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ICC는 지난 2월에 이미 시몬느에 대해 살인, 강간을 비롯한 각종 성폭력, 학대 등 반인도적 범죄에 관여한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으나 이날 뒤늦게 사실을 공개했다. ICC는 시몬느가 사실상 남편을 대리하거나 함께 권력을 휘두르면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ICC 사상 여성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몬느는 이미 코트디부아르 당국에 의해 체포돼 북서부 오디엔느의 교도소에 수감된 채 재판을 받고 있다.
파투 벤수다 ICC 수석검사는 코트디부아르 정부가 시몬느의 신병도 ICC에 넘겨 국제 법정의 심판을 받을 수 있게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편 그바그보 전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11월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 법정에서 재판받고 있다. 그바그보는 ICC가 세워진 지난 2002년 이래 ICC에 의해 체포, 수감된 첫 전직 국가 원수다.
2002년부터 코트디부아르를 통치한 그바그보는 지난 2010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후보인 알라산 와타라에게 졌지만,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정권을 넘겨주지 않았다. 이로 인해 치열한 내전이 벌어져 3천여 명이 사망했다.
그바그보는 재임 기간과 내전을 치르는 동안 군대를 동원한 살인, 고문, 강간 등 인권 유린과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비난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