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도전' 와데 대통령 패배 인정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 서부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25일 실시된 대통령 선출 결선 투표에서 야권 후보인 마키 살(50) 전 총리가 압둘라예 와데 대통령(85)을 꺾고 승리했다.
와데 대통령은 25일 밤 초반 개표 결과 살 후보에게 약 2:1의 비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성명을 발표, 살 후보의 승리를 축하한다고 선언했다고 AFP 통신, BBC 등 외신이 26일 보도했다.
와데 대통령의 패배 선언에 이어 살 후보는 수도 다카르에서 수천명의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중 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의 진정한 승자는 세네갈 국민"이라며 "세계에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성숙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살 전 총리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지지자들은 다카르 시내로 뛰쳐나와 춤을 추고 "대통령 마키"를 연호하는 등 그의 승리를 축하했다.
세네갈 서부 파틱 출신의 살 당선자는 와데 대통령 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하기도 했으나 와데 대통령과의 불화로 2008년 집권당 민주당(PDS)을 탈당하고 야당 정치인의 길을 택했다.
엔지니어 출신의 살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자신이 집권하면 개혁을 통해 정부 규모를 줄이고 예산 절감을 통해 국민의 식료품 가격을 인하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시행된 1차 투표에서 와데 대통령이 34.8%, 살 전 총리가 26.5%를 득표해 이번 결선 투표로 이어졌다. 살 전 총리는 1차 투표에 나선 다른 11명의 야당 후보 지지를 이끌어내 결선투표에서 낙승했다.
지난 2000년 집권한 와데 대통령은 3선 연임에 도전, 이에 반대하는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거리시위를 벌여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부 아프리카의 대표적 민주국가로 여겨져 온 세네갈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와데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함에 따라 세네갈은 투표를 통해 정권교체를 평화적으로 이뤄내는 민주적 전통을 재확인했다.
이는 이웃 국가 말리에서 군사 쿠데타로 대통령이 피신하는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결선 투표의 공식 결과는 빠르면 이날 오후(현지시간) 또는 27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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